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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초록 해안, 예술이네
우먼 | 2014.04.20 01:04:36 http://www.wkorva.or.kr/a/travel/1113

[한겨레][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울릉도 봄여행


바위와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해안길 트레킹…늦봄부터 초여름이 백미

울릉도는 바닷속 화산 분출로 솟아오른 화산체다. 솟아오르다 무너지며 만들어진 거대한 절벽과 뾰족바위들이 해안에 즐비하다. 한 굽이 돌 때마다 바위들이 겹쳐지고 드러나며 새로운 바다 풍경을 펼쳐 보인다. 울릉도 해안길 트레킹의 백미는 섬이 온통 신록으로 덮이는 늦봄부터 초여름이다. 원시림과 함께하는, 성인봉 산행이나 내수전~석포 옛길, 나리분지~신령수~알봉 코스 트레킹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봄철에도 가파른 절벽들 끝에서 만나는 바다 풍경이 아름답기는 매한가지다. 울릉순환로를 따라 포구 여행을 하며 잠깐씩 거닐 수 있는 전망 좋은 산책길을 만나봤다.

송곳봉 보고 오솔길 걷는 천부마을 둘레길

1년여 전쯤 새로 개설돼, 관광객에겐 아직 덜 알려진 짤막한 산길이다. 1.5㎞가 채 안 되는 짧은 코스지만, 가파른 오르막과 탁 트인 해안 전망, 솔잎 깔린 오솔길과 울창한 삼나무숲, 그리고 체험거리까지 갖춘 알찬 산책로다. 울릉순환도로 여행길이나, 나리동 오가는 길에 짬을 내 거닐어볼 만하다. 1시간이면 된다. 나리동 갈림길이 있는 천부리의 월광가요주점·대복상회 앞이 들머리다.

산비탈에 설치된 나무계단이 매우 가파르지만, 10분쯤 숨차게 오르면 곧바로 천부 전망대에 이른다. 뾰족하게 솟은 송곳봉(430m)과 그 앞바다에 뜬 코끼리바위(공암), 그리고 천부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 바다 전망은 좋지만, 전깃줄이 풍경화를 갈라놓아 아쉽다.

천부 전망대에서 울릉중학교 1학년생들과 선생님을 만났다. 인솔 선생님은 "짧은 산길이지만, 전망과 숲길이 좋고 아기자기해 아이들과 함께 가끔씩 찾아와 걷는다"고 말했다.

울창한 소나무숲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솔잎으로 푹신한 길바닥이 자주 환해진다. 붉은 동백꽃 꽃송이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공동묘지에도 부지깽이밭·삼나물밭에도 푸릇푸릇 봄기운이 뚜렷하다. 길섶엔 아기 손톱보다도 작은 새별꽃들이 지천으로 깔렸다.

섬백리향 전망대로 가는 능선에 오르면 오른쪽엔 본천부 마을이, 왼쪽으론 딴바위와 삼선암의 세 바위 중 하나인 가위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섬백리향 전망대는 전망이 좋지 않다. 섬백리향은 향기가 백리까지 퍼진다는 울릉도 특산종으로 6월에 연분홍색 꽃을 피운다. 천연기념물(제52호)로 지정된 식물이다. 전망대에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섬백리향을 관찰하고, 섬백리향차 무료 시음, 향수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길은 어둑어둑한 삼나무숲으로 이어진다. 기분 좋은 내리막 숲길 중간에 나무다리를 건너, 한여름엔 싸늘한 바람이, 한겨울엔 더운 바람이 나오는 작은 바람구멍(풍혈) 앞에서 쉴 만하다. 구멍 앞 솔잎들이 파르르 떨 정도로 강한 바람이 쏟아져나온다. 돌아나와 소나무숲길을 잠시 내려가면 바닷가 순환도로다. 여기서 출발지점까지는 찻길을 따라 15분쯤 걸어야 한다. 마무리가 다소 지루하지만 파도 소리와 함께 걷는 맛도 나쁘지는 않다. 갓길이 좁으니 차 조심!

유서 깊은 태하마을 모노레일 타고 대풍감 감상

서면 태하마을은 옛 우산국의 중심 거주지였다고 알려진 곳이다. 조선 태종 때 왜구의 노략질이 심해지자, 섬을 비워두는 공도정책을 펴며 주민들을 철수시킨 포구이고, 고종 때 다시 개척령을 내려 주민들을 이주시킨 포구도 태하마을이다. 주민 철수 때 섬에 남겨둬 해신에게 바친 젊은 남녀 한쌍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들을 기리는 사당이 성하신당으로, 주민들은 매년 음력 삼월 초하룻날 이곳에 풍어·풍년을 비는 제를 올린다. 마을엔 울릉도 개척 때 공적이 있는 이들을 기리는 내용을 바위에 새긴 '태하리 광서명 각석문' 등 각석문이 두 곳 있어 들러볼 만하다.

'황토구미' 쪽으로 가면 태하등대로 오르는 모노레일을 탈 수 있다. 모노레일로 6분간 올라 내려서 10분 남짓 소나무숲·동백나무숲길을 걸으면 태하등대 지나 탁 트인 해안 전망을 만난다. 과거 배를 대놓고 순풍이 불 때를 기다렸다는 대풍감 절벽해안과 천부항 쪽으로 굽이치며 이어지는 깎아지른 절벽, 노인봉·송곳봉 등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전망대다. 수직으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초록빛 해안과 노니는 갈매기 떼도 그림이다. 대풍감 절벽은 향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49호)이기도 하다.

봉래폭포 감상하고 풍혈에서 땀 식히는 맛

저동항에서 주사골로 오르면 울릉도에서 가장 규모 크고 아름다운 폭포 봉래폭포에 이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20분쯤 산길을 걸으면 시원한 바람 쏟아져나오는 '풍혈'과 울창한 삼나무숲 지나 높이 30m의 3단폭포를 만난다. 수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정한 수량을 유지한다고 한다. 골짜기 상류 청석골 너머 나리분지 쪽에서 스며든 빗물이 땅속에 고였다가 용출돼 나오는 용천수 폭포이기 때문이다.

폭포 전망대에서 15년째 관광객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는 사진사가 자랑했다. "봉래폭포는 울릉도의 보배요. 저동·도동 주민 식수원이기도 하고. 한겨울에도 폭포가 어는 법이 없어요."

이밖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관음도 탐방코스, 도동~행남등대~저동 트레킹 코스 등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관음도 쪽으로 가는 길에 해안에서 만나는 세 개의 거대한 바위기둥인 삼선암도 아름답다.

울릉도/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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